1. 들뢰즈와 화이트헤드, 그 공통점과 차이점
- 직장인이 되고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는 내 세계의 구성 과정에 깊이 침잠되어 있던 틈틈에도, 아니 그러한 세계 구성 과정에 더 이끌려서, 기존 과학철학 기반의 형이상학을 넘어선 현재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과, 기존 추상적인 물질 일반이 아닌 구체적인 물질 종류에 대한 모델링적 접근의 경험과, 기존 서울 및 도시지역에서의 삶이 아닌 지방이자 과거 우리나라의 기억이 생생히 살아있는 지역에 대한 체험이, 나를 다시금 새롭고 더 큰 사유의 영역으로 이끌어 가는 건 분명하다. 나는 아직 죽지 않았고, 더 성숙했다. 그 단적인 예로, 이제는 들뢰즈를 위시한 현대프랑스 철학들과, 화이트헤드와의 공통점이 분명히 잘 보인다. 그리고 그 열쇠 중 하나는, 역시나 고전철학자들을 통한 비교 이해에 있는 것이다. 스피노자에서 오는 '무한실체', '역능', 베르그손에서 오는 '지속', '기억' 등이, 들뢰즈와 화이트헤드가 공히 극복하고자 했던 서양의 고전 본질철학의 개념들을 어떻게 변형하고 대체하는지를 공통적으로 명료하게 보여준다.
- 차이의 반복은 현실적 존재의 합생과 대비된다. 잠재적인 것의 현행화는 차이의 자기 생성 즉 지속이며, 주체적으로는 완결되지만 객체적으로는 불멸함과 통한다. 그 생성의 형이상학적 기저에는 역능이 있으며 이는 곧 창조성과 통한다. 들뢰즈가 차이 자체에 대한 미적분학의 느낌이라면, 화이트헤드는 생성에 대한 조합론 및 위상론의 느낌이다. 그러나 둘의 문제의식과 해결방식은 그 본질에 있어 상통한다.